시아버지
며느리와 시아버지 - 상편 "아버님 저녁진지 드세요" 언제 보아도 기분 좋은 얼굴에 기분 좋은 목소리로 저녁을 먹으러 내려오라는 며느리의 얼굴을 쳐다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 했다. 저 애가 자기 남편과 날 속이고 다른 남자와 바람을? 아무리 생각해도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. 나는 올해 쉰 여덟의 작가다. 시와 수필을 쓰며 월간 문학지를 만들고 있다. 서른한 살 먹은 아들놈이 하나 있는데 결혼 2 년째인 금년 정월에 박사논문을 끝내겠다고 미국 뉴저지로 떠났고 32살의 대학 강사인 아들의 아내이자 내 며느리와 둘이 살고 있는 터다. 나는 아들 내외가 결혼하기 1년 전 그러니까 지금부터 3년 전에 아내와 이혼을 하여 홀아비가 되었지만 실은 결혼 5년 전부터 딴 방을 써 온 지라 여자 없이 지낸 세월이 8, 9 년이 넘는 터다. 며느리 수정이는 내가 수퍼우먼이라고 부를 정도로 부지런하고 공부 잘하고 인물 또한 탈렌트 뺨치게 생긴 드물게 보는 재원이다. 조막만한 얼굴, 개미허리에 긴 다리, 올라붙은 엉덩이 등 최지우 류의 몸매는 온전히 나의 이상형이다. 나와 절친한 소설가이자 대학교수인 김 박사의 딸로 일찍부터 양가의 교류 하에 아이들이 누나 동생하며 지내다 서로 눈이 맞아 결혼을 하게되었다. 아들보다 한 해 위이지만 결혼 후에는 손아래 남편한테 깍듯이 존대를 하는 등 예의범절이 각별한 아이다. 내가 물려받은 재산 중 유일하게 간수한 정원 딸린 2층집에서 아들네는 1층에 그리고 나는 2층을 쓰는데 아이들의 사생활을 지켜주려고 2층으로 출입하는 문을 외부에 따로 설치해 두고 식사도 파츨부를 따로 두어 해결했는데 아들이 도미를 한 후 며느리가 집에 있을 땐 같이 식사를 하곤 한다. 잔잔한 호수 같던 우리 집 아니 내게 폭풍우와 같은 파문이 일기 시작한 게 두어 달 전이다. 사무실에서 원고를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. 고교 여동창생 김유진이로부터의 전화였다. 그녀는 잠실 석촌호수 근처에서 모텔을 운영하고 있었다. 우리는 남녀 ...